일동의 막걸리 +술잔

일동의 막걸리 + 술잔

2018. 9. 17(금) - 9. 5(수) 

작가 엄기성, 심사영
협찬 : 포천일동막걸리
디자인 : 어지현



+ 포천일동 막걸리 
물을 품고 있다는 뜻의 포천抱川은 예로부터 산높고 물맛좋기로 유명하였다. 또한 벼농사로 유명한 포천에서는 조선시대 막걸리가 특산품이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이니 포천의 막걸리는 역사적으로도 인정받은 뿌리있는 술이다. 그 중에서도 일제강점기 1930년대에 일동지역에 막걸리 양조장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일동의 막걸리는 한국 막걸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해방이후 포천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군부대는 그 막걸리의 수요를 전국적으로 퍼뜨리는데 일조를 했을 것이다.

포천 일동막걸리의 깊은 맛은 좋은 물(水)에서 비롯되며 지하 160m에서 끌어올린 天然 암반수로 珍品의 막걸리를 빚어 생산 보급하여 왔습니다.

그 중 포천일동막걸리는 85년째 그 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전 대량생산화 되면서 조금씩 변화된 맛을 되돌려 프리미엄 [담음]을 출시했다. 쌀과 효모만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산을 제거하여 부드럽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막걸리를 마신 후의 불편했던 트름과 배의 가스 등이 차지않는 것이 특징이다. 옛것을 지키켜 발전시켜가는 것은 음식과 공예 모두 같은 맥락일 것이다.

비록 전쟁과 역사적인 비극으로 물리적인 유산들이 많이 끊어졌거나 다시 대를 이어 복원하는 장인정신이 있다. 한때 옛사람들만 마신다는 편견으로 갇혀있던 막걸리나, 이제는 아예 사발에 술을 마시는 사람을 보기가 어렵지만, 그 성실함과 애정으로 우리의 것을 지켜내고 있는 장인들이 있다. 


+ 그리고 현대의 사발

이번전시에 참여한 엄기성 작가는 뚜껑이 있는 합을 주로 만들며 도자기에 자개, 금속 등을 접목한 재료적 실험을 하던 작가이다. 정확한 예측과 기술로 완성되는 합에서 자유로운 형태의 조형미가 강조된 현대 도예를 지금은 실험중이다. 막걸리를 위해 만들어진 이번잔은 기존의 사발과는 다른 그립감이 좋으며 가볍게 그려진 무늬들이 즐거운 술자리의 흥을 한껏 올려주기에 충분하다. 
또 다른 작가 심사영의 작품 중에 대표적인 사발시리즈는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계속 작업을 하고 있는 시그니쳐 아이템이다. 전통사발에 기반을 두고 심사영의 특유의 질감을 표면에 그려내고 있으며 또한 파스텔적인 색상을 통해 모던하면서 사랑스러운 모던 사발을 탄생시켜 아파트나 현대적 공간 어느곳에 두어도 잘 어울리는 사발이다.

우리는 다시 잔에 막걸리를 마시는 소소한 풍류정도는 다시 누려야 할 것 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옛 정취를 다시 느껴보는 술과 잔을 연계해보았고, 이 만남이 서촌을 방문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통 탁주와 사발이 존재는 해왔지만, 지금껏 그 명맥을 이어주고 있는 장인들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장인들의 아름다운 술과 잔의 궁합이 새로운 발견이 되어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