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이어지다 보자기 펼쳐지다

2017. 7. 28 (금) - 9. 24 (일)
HArt

HArt에서는
여인들의 공예로 불리는 규방공예 중에서
현대에 와서 해외에서 그 미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1960년대경의 조각보와 현대작가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참여작가 : 박신영, 홍광희, 홍루까(염색), 박용일(painting)
작품협찬 :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조각보는 예로부터
우리 여인들이 옷을 짓거나 이불을 만들고 남은 천을 활용하여
다시 보자기를 만들어 쓰임으로 또는 장식이 되던 한국만의 독창적인 문화이다.
 
그 시작이 예술을
지향하거나 장인정신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색상들과 심지어 각기 다른 재질의 조각천들이
하나의 틀 안에서 어우러져 생각지 못한 놀라운 디자인으로 탄생되었다.
이 화려하면서도 모던한 조합은
보통의 한국 여인들의 머리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다.
 
또한 작은 조각들은
꼼꼼한 바느질을 통해 한땀한땀 이어져왔는데
많은 정성과 인내 그리고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하나의 보자기로 완성이 되는
노동과 기다림의 결과이다.
 
보자기는 크기와 형태에 따라
쓰임이 달라지는데
상차림의 음식을 보호하던 작은 상보부터
이불이나 베게의 일부를 장식하던 패브릭으로
소중한 물건을 잘 보관키 위하여
또는 이불, 옷 등을 보관하기 위해 싸개로
귀중한 선물을 포장하는 고급 포장재로
그리고 볕이 따가운 여름에는 모시/삼베 조각보가
햇살을 가리고 외부와 내부를 가려주던 걸개로서
공간과 필요에 의해 일상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근래에 와서는 한국적인 조형성과다양한 용도의 쓰임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불규칙적인 조각들이 규칙적인 이음을 통해 이루어진 다채로운 구성들은
한국인의 유연하고 높은 미의식을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에 보통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던 오래된 보자기와
현대 작가에 의해 새로운 시도와 또는 전통을 이어나가는 아름다움으로
다시 재생산되고 있는 조각보를 전시한다.

그저 이전에 눈에 익던 오래된 민예품으로서의 올드함이 아닌
우리의 고유한 색상과 그 손의 노력에 의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애정과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더 나아가서는 일회용백에 밀려 그 자리를 잃었던 보자기들이
우리 일상에서 다시 화려하게 부활해보기를 바래본다.